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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에게 국민은 있는가?

  • 작성자

    진주평론

  • 작성일

    2024.03.05 PM 16:25

  • 조회수

    27

아쉽게도 이 땅은 힘이 있는 쪽의 ‘유리’, 힘이 없는 쪽의 ‘불리’라는 오래되고 케케묵은 ‘공식’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소위 정치인들은 언제나 ‘흰옷 입은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입이 아프도록 떠들어 댄다. 과연 그런가. 조선왕조 5백 년 동안 흰옷 입은 백성이 정녕 나라의 주인이었는가. 그리고 지금은?
거의 난장판을 방불케 하는 세태 속에 비비고 섞고 살면서 유독 정치(政治)만이 정연하기를 바라는 건 어쩌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철 따라 때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며 기득권을 좇는 집단이 있는 한, 우리는 그 오래된 환상 속에서 헤맬 뿐이다.
밉건 곱건 간에 우리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모두가 우리의 현주소를 가리키는 자료임이 분명하다. 우선 그토록 우리가 저질이라고 매도해 마지않는 저 선량(選良)들. 그들을 뽑아낸 건 정작 누구였던가. 시시각각 ‘저질’의 화살을 불같이 쏘아댔지만, 내일의 선거에서 과연 그들에게 낙선의 쓴 잔을 안겨주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는 장담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짐작건대 아직도 우리나라는 지역주의와 패거리의망령으로부터 벗어나기에는 아직 멀다.
개혁. 무릇 개혁을 외쳐온 지가 언제부터인가. 그러나 그 개혁은 민망하게도 우리의 열망과 비례하지 않았다. 억측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기득권 세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빌미만 제공했을 뿐이다. 그래서 사회 곳곳에서 외쳐대는 개혁이 여전히 실감으로 다
가오지 않는다.
불현듯 나는 묻고 싶어진다. ‘과연 그들에게 국민은 있는가’ 노암 촘스키 교수는 그의 저서인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에서 시장의 논리를 신격화하는 신자유주의 무리,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세계시 장화’를 선도하는 무리와 그 이론제공자의 눈엔 국민이 없다는일갈을 내뱉었다. 어떤 대목에서는 시장만능주의를 ‘부자를 위한 사회주의’라고까지 매도하고 있다. 물론 그의 지론이 옳고 그른지는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오직 하나. 오늘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화와 시장화의 기류를 살펴보건데, 어느 곳에서도 국민이 주도하
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일들을 살
펴봐도 그렇다. 이쯤에서 다시 묻고 싶어진다. 그들에게 진정 국민은 있는가?
정치와 경제의 큰 줄기에 국민이 들어서지 못하면 물난리가 상습화되듯이 정치·경제도 상습화될 수밖에 없다.
물난리와 정치·경제 따위의 난리는 메커니즘이 다르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응의 본질에는 큰 다름이 없
다. 때문에 거듭 거듭 ‘그들’에게 국민은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이제 오로지 인간을 믿고 싶다.
묵은 천 년이 저물었고, 새 천 년이 밝아온 지도 오래됐건만 아직도 이 땅의 기운은 음습하다. 그리고 ‘오로지 인간’을 부르기보다는 ‘오로지 돈’을 떠받드는 목청들로 이 땅의 질서와 이 땅의 삶은 어지럽고 어둡다. 심지어 이웃이 이웃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세상 밖으로 내던져버리는 카오스가 되어 버리지 않았던가.
국가의 양화는 오히려 못 가진 자들의 보호 장치를 허물어 가고, 우리는 새로운 귀속의 대상을 찾아야 하는 정체성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때 그토록 사회 전반의 지지를 받으면서 바람몰이를 했던 젊은 피.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장밋빛 그림은 오직 가진 자들의 몫일 뿐이라는 회의가 밑바탕에 더욱 진하게 깔리고 있다.
그것이 오늘날의 삶이라면 오버센스한 것일까?
이대로 간다면 극단의 길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누군들 극치의 어둠을 거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이쯤에서 우리는 오히려 인간에 대한 믿음을 떠올리고 희망의 부활을 다짐해 보고 싶다. 짧게 본다면 어둠의 현실은 더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긴 숨결로 본다면 끝내 어둠의 현실에 고분고분하지 않을 인간다운 인간
의 저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구태여 이름한다면 희망과 절망의 변증법쯤 될 것이다.
깨어난 인간이라야 어둠의 역사를 빛으로 구원한다. 함석헌 옹의 말투를 빌리자면 그렇다.
이 땅의 서민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정치의 하늘을 여는 일이다. 정치의 하늘이란 무엇인가. 국민을 편안케 하는 일이며, 오염된 세력들의‘헤쳐 모여’가 아니라, 이 땅의 대의(大義)를 여는 일이다. 그리고 이 땅의 정치인들이 그토록 앵무새처럼 되뇌어
온 ‘민심 천심’의 그 하늘이다.
물론 정치라 해서 여의도에 모여서 일보는 이들만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 지방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등 사회 전반의 영역을 말하는 것이다. 왜 이 땅의 정치가 리더를 자처하는 그들의 독단과 밀실거래만으로 좌지
우지되어야 하는가. 왜 하늘에 묻지 않고, 그들 스스로 하늘인 양 위장하고 있는가.
이제 제대로 된 보석을 잘 살펴 가리고 골라야 할 때이다. 오늘에조차 보이지 않는 하늘을 원망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아닌가. 그렇게 한다면 힘이 있는 쪽의 ‘유리’, 힘이 없는 쪽의 ‘불리’라는 오래되고 케케묵은 ‘공식’은 이 땅에서 지울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에게 국민은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질 이유도 없다.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이 땅의 질서를 되찾는 유일한 길은 단 하나다. 그것은 난장판을 다듬어 내고 정연한 저자 마당을 펴내고자 하는 국민들의 각성과 행동이다. 아니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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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가 입학 기념 통장을 만들기 위해 엄마와 함께 은행에 갔다. 은행원이 내미는 구비서류에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줄줄줄 잘만 써내려 가던 어린이가 ‘종전 거래은행’을 기재하라는 곳에서 한참 동안 한쪽 턱을 괴고 연필만 돌리고 있더니 곧바로 이렇게 적었다.‘돼지 저금통’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그 해답은 옛날 모 방송국의 ‘전파견문록’이라는 오락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동심견문록’이라고도 부르는 이 방송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의 눈을 통해 바라본 사물을 어른들이 알아맞히는 일종의 수수께끼 알아맞히기 프로이다.알쏭달쏭 기상천외한 수수께끼에 어른 출연자들은 한마디로 쩔쩔맨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비친 사물이나 어린이 특유의 기상천외한 발상을 성인 출연자들이 선뜻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방송에 출연하는 어린이는 대개 일곱 살짜리가 많은데 사물을 보는 시각이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다. 그래선지 역대 방송 중에 첫 번째 힌트에 정답을 알아맞힌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재미삼아 몇 문제 풀어보자.어린이가 수수께끼를 낸다. ‘직업은 아는데 이름은 아무도 몰라요’문제가 출제되고 나면 연예인 출연자들은 눈만 꿈뻑꿈뻑 할 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허탈한 표정만 짓는다. 그런 분위기도 잠깐, 사회자가 “정답 공개합니다”하고 화면을 통해 정답이 공개되면 방청객에서는 감탄과함께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진다. 물론 정답을 볼 수 없는 출연자들은 실없는 웃음만 흘리며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다.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생각하거나, 직업이라고 해서 소방관, 경찰, 대통령 등등의 ‘Job’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정답을 맞힐 수가 없다. 정답은 다름아닌 ‘양치기 소년’이기 때문이다.한 문제 더 풀어보자. 어린이가 또박또박한 말투로 문제를 낸다.‘범인을 절대 잡을 수 없어요’수수께끼를 듣고 나서 머릿속에서 ‘신창원’을 떠올린다면 십중팔구 오답의 쓰라린 경험만 되풀이 할 뿐이다. 정답은 ‘새똥’이기 때문이다.글을 쓰면서도 재미있어 서너 문제 더 풀어본다. ‘누가 쉬가 마려워 엘리베이터에 쉬를 하면 사람들이 이걸 해요’의 정답은 ‘반상회’이다. ‘나무꾼이 나오면 바로 끝나요’의 정답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서 결코 찾을 수 없는 ‘공포의 쿵쿵따’이고, ‘ㄱㄴㄷㄹㅁㅂ이 다 들어 있어요’는 ‘사다리’가 정답이다.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순수한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먹고사는일에 얽매여 우리도 모르게 잊고 사는 건지도 모른다.정월 대보름이 오면 달집을 태우며 이런 소원을 빌어 보고 싶다.‘이 세상 모든 이들이 순수한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소서.’이렇게 빌다 보면 순수를 가슴에 품고 있지 못한 우리가 혹시라도 수수께끼 한 문제쯤은 풀 수 있는 날이 오지않을까?보너스 문제. ‘나는 1단계, 할머니는 6단계입니다’정답은 ‘전기장판’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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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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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酒)사파를 아십니까

술을 마시고 곤드레만드레 하는 주사파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슬퍼서 술을 마시거나, 술을 마셔서 슬픈 ‘불효한 어린 왕자형’. 이런 사람들은 평상시엔 집사람의 ‘호출 전화’만와도 펄펄 뛰던 사람인데, 술만 한 잔 들어갔다 하면 어릴 적 어머니 고생한 얘기 하면서 왕 눈물을 흘려 술자리를 숙연하게 한다.다음은 ‘얄미운 선견지명형’. 모임 있는 날이면 끈 달린 구두나 목구두, 운동화를 즐겨 착용하는 부류로 주변 인물들을 잘 매수해서 계산할 때쯤 휴대폰이 울리도록 미리 손 써두는 신종 기법을 즐겨 사용한다.술자리에서 안주발만 최대로 세우는 ‘1960년대 걸식아동형’도 있다. 걸식아동형은 최악의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들보다 더 미움을 받는 부류로 낙인 찍히면서도 맥주 한 모금에 땅콩 3개, 오징어 다리 1개, 골뱅이 세젓가락은 기본이다. 물론 안주 떨어지면 메뉴판을 들고 설치는 사람은 백의 백 이들이다.근데 최근에는 주사파 가운데 세간의 인정과 함께 동조를 받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사회 불만형'이다. 이들은 술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하자마자, 평소보다 100배쯤 말이 많아지면서 정계와 재계가 난자당하고, 연예계의 비리가 무차별 폭로된다.최근 진주시 고위 공무원 자녀 특혜 채용 비리를 둘러싼 지역정가의 꼴볼견을 두고, 이들 사회불만형 주사파들의 거침없는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마구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본거지인 호프집을 비롯해 40~50대들의 안방인 실비집 등 술과 안주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자식 이야기에다 단골 안주인 정계와 재계 인사들이 도마에 오른다. ‘죽일 놈들’은 그래도 양반이고, ‘다음에 두고 보자’식의 과격파들이 주류를 이룬다.원래 ‘욕 먹는 직업’이라는 거는 아는데, 이번에는 좀 심하다. 코로나19를 뚫고 술집에서 친구들과 거나하게 한잔 해버린 청년에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보나마나 입에 담기도 힘든 끔찍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다 아는데, 그 사람들만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다가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시민의 일꾼이 되겠습니다’이 말을 들을까 봐 끔찍하다.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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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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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판 꼬라지

일제강점기, 이 나라 백성들을 교란시키기 위해 들여왔다는 이놈의 ‘화투’는 심하면 가산탕진에 계집과 자식까지 내다 팔게 하는 또 다른 마약이었다.이 같은 망조는 국제통화기금시대를 지나, 경제가 이제야 겨우 허리를 펴고 있다는 지금에까지 이어져 ‘육백’ ‘삥오도시’ ‘섯다’ ‘짓고땡’에서 ‘아도사키’로 이어지고 있고, 급기야 한때는 ‘박정희고스톱’ ‘전두환고스톱’ 이 부활해막가기도 했다.‘현금 박치기’ ‘안면몰수’ ‘촌수불문’인 화투판은 ‘어머님 죽어요’ ‘아버님 쌋어요’에까지 이른다. 상가에서 밤새기고스톱은 그래도 양반 축에나 끼지만, 해외 공항 로비에서 신문지 쩍! 하니 깔고 서너 명 둘러앉아 치는 고스톱은 이제 진풍경도 아니다.정치판과 고스톱판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는 듯한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역시 이와 똑같으니, 세상 살맛 안 난다는 이가 적지 않다.화투판의 불문율에 칠 것 없으면 ‘비풍초똥팔삼’을 버리라는 말이 있다. 이를 요즘 세상에 비춰보면 하나도 틀린게 없다.‘비’는 비리와 각종 의혹에도 질끈 눈을 감아버려 민초들의 오장육부를 뒤집어 놓는 자들인데, 자신들의 주인님(?)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고, 급기야 온갖 변명으로 정쟁만 일삼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지고. ‘풍’은 바람 부는 대로 떠돌며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옳다’ 싶으면 얼른 자리를 차고앉아 ‘어른행세’ 하지만, 동네아이들조차 손가락질하는 줄은 모르고.‘초’는 초치고 다니는 사람들을 이름인데, 이른바 완장을 떡하니 차고서는 민초들의 멱살을 잡고 무릎을 꿇리는게 대장(?)을 도와주는 일인 양 착각하니 불쌍하기 그지없고. ‘똥’은 말 그대로 구린내 나는 자들인데, 고위 공무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 제기에 ‘깨끗한 놈 있으면 나와 봐라’며 제 식구 감싸기에 온 몸을 던져 희생하는 전사(戰士)와 누가 뭐라 하든 간에 깔끔하게 고개 돌려 외면하시는 분들이고. ‘팔’은 겉만 보면 팔팔해 보이는데 속은 팍삭 늙은 분을 말하는데, 내거는 기치는 가히 개혁적이나 마무리는 ‘눈치보기’의 대가여서 저래도 되나 싶은 분이고. ‘삼’은 로터리에 서서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손바닥에 침을 뱉어 갈 길 점치는 자니, 이익이 있는 곳이면 앞뒤 고려하지 않고 달려가면서 내뱉는 해괴한 말주변은 우리를 아연실색케 한다.아무리 생각해도 '비풍초똥팔삼'은 버려야 한다는 고스톱판의 선각자들 얘기가 맞는 듯하다. 아끼다가는 ‘피박’‘멍박’ ‘설사’로 피칠갑하기 십상일 테니까.

  • 2024-03-05
  • 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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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하세요?

상식을 쌈 싸드시는 것도, 뭐 한 번쯤은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근데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쌈만 싸드시니 이런말이 곧바로 튀어나온다.‘도대체, 뭐하세요?’세상사 뒤죽박죽인지라 눈 뜬 봉사 행세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건 뭐 동물원 수준에도 못 미치니 한심할따름이다. 말씀이 심하다고 하실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런 자리는 칭찬보다는 욕먹는 자리니 말이다.대체 뭔 말인지 궁금하실 테지만, 정치이야기라는 사실 정도는 쉽게 눈치채실 것이다. 굳이 옛날 개그콘서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도진 개진’이라는 말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말이다.‘정치인이 하는 말과 개짓는 소리는 같다’라는 사실을 풍자하는 이 개그를 보면서,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유쾌,상쾌, 통쾌해지는 건 혼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 우리는 개(犬)의 거룩한 음성(?)과 동일시되는 정치인과 한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해야 할 뿐이다.콕 집어서 말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말한다고 비난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글을 읽고 가슴 한 구석이 찔리는 사람이 반드시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굳이 또박또박 적어서 적시할 필요가 있겠는가. 만에 하나라도 일각(?)에서 제기할 수 있는 반론 혹은 항의는 정중히 사양한다. 스스로 반성하시면될 뿐이다.성현의 말씀 중에는 사람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仁)이 되는 것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공자가 제자인 자장의 물음에 답한 다섯 가지이다. 아마 정치인에게는 거의 해당사항이 없을 테지만, 스스로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공(恭), 관(寬), 신(信), 민(敏),혜(惠)’사람이 공손하면 업신여기지 않고(恭則不侮), 사람이 너그러우면 뭇사람들을 얻게 되고(寬則得衆), 신의가 있으면 남들에게서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고(信則人任焉), 일에 민첩하면 공이 있고(敏則有功), 은혜로우면 충분히 사람을 부릴 수 있다.(惠則足以使人)근데 지금은 어떤가?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공손하지 않으시고, 타인의 이익에 너그럽지 않으시며, 남에게 주는 믿음이 없어 일을 맡기기 어렵고, 남의 일에 민첩하지 않으시며, 어려운 이에게 은혜롭지 못하신 건 아니신지. 차마 여기서 천지삐까리라는 말은 삼간다.공자께서는 이 다섯 가지를 행하면 마음이 보존되고 이치가 얻어진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시는데, 이분들은 고개를 싹 돌려 외면한 채, 주구장창 쌈만 싸드시고 계시니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도대체 뭐하세요?

  • 2024-03-05
  • 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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