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규/진주평론 발행인
2026.10.22 AM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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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보조금은 안녕하십니까
진주시의 민간단체 보조금 행정의 문제는 ‘예산=표’라는 원칙하에서만 작동하는 태도를 견지한다는데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예산지원’이라는 등식이 이미 오래전부터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시민의 세금으로 민간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면서도, 마치 행정이 민간단체에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여기는 적반하장식 태도 역시 여전하다.
따라서 진주시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민간단체의 질문은 진주시에 대한 하극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정당한 비판은 이른바 ‘표가 안된다’는 판단하는 듯하다.
조규일 시정에 있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최근 진주시의 진주향당의 진주역사골든벨 보조금 삭감 과정은 이러한 의심을 충분히 뒷받침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의 절정 ‘민간단체 보조금’
사실 12년의 역사를 가진 진주역사골든벨은 조규일 진주시장에게도 낯선 행사가 아니다.
조 시장은 진주시장 출마를 꿈꾸던 경남도 부지사 시절부터 진주역사골든벨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만나며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진주시장 당선 이후에도 해마다 진주역사골든벨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진주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왔다.
문제의 발단은 진주향당이 진주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면서 부터였다.
이때부터 조시장은 과거 시민의 앞에서는 자리의 가치는 누렸지만, 단지 시정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시민이 그 자리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예산에 냉혹한 시각을 가지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진주시 문화유산과의 결정을 진주시장의 문제로 확대한다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진주시장은 진주시 행정의 모든 결정에 대한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진주시 문화유산과의 갑질 OF 갑질
진주향당에 대한 보조금 삭감 통보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진주시 문화유산과는 당초 2027년 진주역사골든벨 보조금 3,200만에서 700만 원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이 부분은 문화유산과 담당 팀장과의 전화통화 내역에서 확인된다.
이에 진주향당은 문화유산과 담당 팀장에게 삭감 내역과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세금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민간단체가 사업계획을 조정하기 위해 당연히 확인해야 할 내용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진주문화유산과 담당 팀장으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삭감액이 7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삭감 내역과 삭감 사유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뒤 하룻밤 사이 삭감액이 무려 500만 원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선후관계만으로 보복성 삭감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보조금의 삭감 내역과 사유를 물은 다음 날 보조금 삭감의 규모가 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복성 삭감 이외에는 그 행위를 설명하기 어렵다.
전화를 통해 보조금 삭감 내역과 사유에 대해 입장을 물었다. 문화유산과 담당 팀장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의회 지적사항과 부서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보내드린 것입니다. 넓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그렇게 결정했으니 그런 줄 알라’라는 식 이외에는 달리 해석하기 어려웠다.
민간단체 보조금을 주무르는 안하무인격인 진주시 행정의 단면을 보게 된 답장이었다.
최초 통보 이후 어떤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으며, 누가 어떤 기준으로 추가 삭감을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단지 ‘부서 내부 검토’라는 말은 검토가 있었다는 설명만 있을 뿐, 문화유산과의 판단이 정당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시에 비판적인 단체에는 보조금의 잣대가 유독 냉혹하다는 의심은 이런 과정에서 자란다.
민간단체 보조금은 ‘침묵의 대가’
행정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손해를 본다는 경험이 축적될수록 민간단체는 사업의 공익성보다 담당 부서의 심기를 먼저 살피게 된다.
보조금이 시민활동을 북돋우는 재원이 아니라 침묵을 요구하는 장치로 작동하는 것이다.
진주시가 이러한 의심을 부당하다고 여긴다면, 다른 보조사업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자료부터 제시하면 된다.
진주향당은 진주시의 보조금 삭감 결정에 대해 이사회를 개최하고 ‘진주시 문화유산과의 보조금 결정을 거부한다’는 공식적인 답변을 했다.
하지만 문화유산과는 거의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진짜로 사업을 포기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다.
사업 포기’가 아니라 ‘문화유산과의 보조금 결정을 거부한다’라는 사실을 여러번 밝혔는데도 문화유산과장은 지인을 통해 ‘면담’을 요청했고, 담당 팀장은 진주향당까지 찾아와 ‘사업을 포기할 것인가?’를 질문했다.
2027년도 진주역사골든벨 보조금 삭감내역을 살펴보면 진주시 문화유산과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총 700만원의 삭감 내역은 시상금 100만 원, 경품 200만 원, 문제집 제작비 900만 원이다.
삭감 사유는 각각 시의원의 지적, 중복·과다 편성, 온라인 배포 가능이다.
예산의 적정성은 따져야 한다.
하지만 시의원이 지적했다는 사실만으로 삭감 규모의 타당성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경품이 과다하다면 적정 규모를, 문제집을 없애려면 교육적 기능을 유지할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정작 문제는 문화유산과가 삭감한 예산 전부가 진주역사골든벨 참가자에게 사용되는 예산이라는 점이다.
임기향 시의원 ‘시민에게 돌아가는 예산을 삭감하라'
문화유산과가 삭감내역과 사유의 출발점은 진주시의회 임기향 시의원의 발언이다.
임기향 시의원은 지난 2025년부터 진주향당의 진주역사골든벨의 시상금에 대해 ‘과다하다’라는 지적을 했다.
2026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현안에 대한 질문 하나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마지막에 ‘진주향당 사업’관련 자료요구만 했다.
진주향당에 대한 임기향 시의원의 보복성 의정활동이라고 의심되는 대목이다.
문화유산과 부서 내부 검토 대상으로 중복 과다 편성으로 지적된 경품 예산 200만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참가자 기념품 예산인 180만원과 중복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처럼 ‘참가자에게 너무 퍼준다’라는 저급한 인식이 밑바탕이 된 듯 하다.
과연 그런가? 참가자들은 주최측의 선정도서 3권을 읽고 이외에도 진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한 시간들을 감안한다면 무엇이 과다하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골든벨 문제집 제작비 900만원도 삭감했다.
사실 진주역사골든벨은 처음부터 선정도서가 없었다.
하지만 진주시 행정이 참가자들의 공부하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문제집을 만들자고 먼저 제의했다.
근데 진주시 문화유산과가 부서 내부 검토를 통해 결정한 삭감사유를 보면 ‘온라인 배포 가능’이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진주역사골든벨은 행사 당일 정답을 맞히고 상금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제집을 읽으며 몰랐던 진주의 역사를 배우고, 가족과 답을 찾아보며 진주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문제집은 집으로 가져가는 역사책이자 배움의 자료다.
이를 온라인 배포로 대신해도 된다는 문화유산과의 판단에 시민의 학습 방식과 정보 접근성에 대한 검토는 사실상 ‘무지’에 가깝다.
아예 선정도서가 없던 당시의 ‘시민들의 반발’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무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결국 삭감은 참가자에게 직접 돌아가는 예산에 집중됐다.
행사의 외형을 남겨두더라도 시민의 배움과 참여에 대한 직접적인 예산을 줄이면 사업의 목적은 훼손된다.
진주향당은 이러한 조건으로 행사를 형식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해 시가 제시한 보조금 책정을 거부했고, 2027년 진주역사골든벨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진주시의 이번 보조금 삭감은 시민과 함께 동고동락해 온 12년이 넘는 진주역사골든벨의 역사를 단절시켰다.
지난 시간동안 진주역사골든벨에 참여했던 진주시민 7,000여 명의 배움과 만남의 시간을 중지시킨 것이다.
2027년 진주역사골든벨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한 주체는 진주향당이다.
단순히 진주시의 예산 삭감에 불만을 품고 행사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시민에게도 오만함을 드러내는 진주시 보조금 행정에 철퇴를 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유이다.
시각장애인 이정숙씨의 마지막 도전
마지막 대회인 올해 행사에 참가한 시각장애인 이정숙 씨는 점자로 공부하며 골든벨을 준비했다.
시각장애인의 참여는 단순히 시상금, 경품, 문제집에 대한 욕심이 아니다.
진주의 역사를 배우려는 시민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진주역사골든벨은 시민들에게 천년 진주 역사를 배우는 가교역할을 자임해왔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의 대부분을 세금의 주인인 참가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게 왜 보조금 삭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진주시는 삭감액을 하루 만에 늘린 검토 과정과 항목별 산출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진주시의회 임기향 의원도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예산을 ‘과다하다’라고 판단한 이유를 진주시민 앞에서 밝혀야 한다.
‘시의원이 시민에게 돌아가는 예산이 많다’고 지적한다면 시민들 역시 시의원이 받아가는 월급도 ‘과다하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간단체에 대한 보조금은 시장의 돈도, 담당 부서의 돈도 아니다.
시민의 돈이다.
정치인이 얼굴을 알릴 때는 반가웠던 시민의 자리가 질문하고 비판하는 단체의 행사라는 이유로 홀대받아서는 안 된다.
진주향당은 이번 진주시 문화유산과의 보조금 삭감과 관련해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경상남도 감사위원회 등에 감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진주향당은 진주시에 진주역사골든벨 관련 예산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진주에서 부족한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희생정신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민간단체들을 위해 자진해서 나선것 일 뿐이다.
여러분의 보조금은 안녕하십니까.
이 물음에 민간단체들이 자신의 사업보다 행정의 눈치부터 살펴야 한다면, 진주시 보조금 행정은 이미 안녕하지 못하다.
신 진주 8경, 시민의 이름으로 누구의 역사를 새기려 하는가진주대첩역사공원 박석은 진주대첩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보이지 않는 시장의 동상' 건립, 신 진주 8경은 '진주 곳곳에 시장의 불망비'를 건립한다는 지적 ‘진주시민의 이름을 앞세워 누구의 역사를 새기고자 하는가.’ 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진주 8경 재정비 사업의 추진과정을 보면서 든 의문이다. 진주 8경 재정비에 따른 1차 예비조사 결과를 보면 보다 더 명확해 진다. 조사결과를 보자. 후보군으로 기존 8경과 1차 예비조사 결과를 합쳐 20개소가 선정됐다. 추천방법은 온라인 네이버폼, 읍면동 조사서 배포 등이며, 예비조사 참여는 2,181건으로 집계됐다. 1차 예비조사 결과 선정된 12곳은 다음과 같다. 1위 월아산 숲속의 진주 : 413, 33%2위 철도문화공원(옛 진주역) : 172, 13%3위 강주연못 : 132, 10%4위 소망진산 유등테마공권 및 진주남강유등전시관 : 130, 10%5위 경상남도 수목원 : 119, 9%6위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및 지수 승산부자마을 : 119, 9%7위 금호지 : 111, 8%8위 진주 남강 : 101, 8%9위 물빛나루쉼터와 김시민호 : 78, 6%10위 선학산 전망대 : 75, 6%11위 진주대첩역사고원 59, 4%12위 초전공원 : 52, 4% 그리고 현 진주 8경은 다음과 같다.제1경 진주성 촉석루제2경 남강 의암제3경 뒤벼리제4경 새벼리제5경 망진산 봉수대제6경 비봉산의 봄제7경 월아산 해돋이제8경 진양호 노을 진주시의 진주 8경 재정비 사업 추진 과정을 보면서 진주대첩역사공원 박석 문구 공모가 지역사회에 준 교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진주시의 진주대첩역사공원의 박석 문구 공모과정을 보자. 진주시는 문구를 공모하면서 진주의 기적을 3종류로 분류해 제시했다. 진주시 제1의 기적인 진주대첩 승전과 제2의 기적인 K-기업가 정신, 그리고 제3의 기적이 될 우주항공산업 도시로 비상할 진주시의 도약을 표현하는 상징적 문구가 공모 주제와 내용이었다. 진주대첩역사공원에 조성된 1592개의 박석 문구 가운데 무려 790개의 문구가 진주대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 대부분이다. 강의도시 부강진주K-기업가정신의 산지진주 르네상스 포용도시로 비상하라세계를 주도한 부강한 진주의 기적을 행복한 시민이 일궈 나가요 진주대첩역사공원의 박석 문구 공모는 진주대첩의 역사에 K-기업가정신과 우주항공도시를 억지로 포함시키는 이른바 역사 끼워 팔기 시도라는 지역사회의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진주대첩을 일군 역사적 공간에 ‘보이지 않는 진주시장의 동상을 세운 꼴’이라며 강력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진주 8경 재정비 사업 역시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진주 8경 재정비를 위한 추가 대상지 추천(예비조사) 안내의 추천대상은 다음과 같다. 진주시의 아름다움을 대표할 수 있는 자연경관, 자연현상(일출, 일몰 등)건축물(공공에서 조성 및 운영)진주시의 대표적인 인문자원(역사 문화)을 나타낼 수 있는 명소대·내외 우리 시의 관광이미지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명소진주시 주요산업(관광사업, 축제, 상품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명소 그리고 대상지 설문지에는 1차 후보 리스트를 제시하고 최대 3곳을 투표하도록 했다.진주시민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답을 정해놓고 선택하도록 강요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1차 후보지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진주남강월아산 숲속의 진주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및 지수승산부자마을소망진산 유등테마공권 및 진주남강유등전시관물빛나루 쉼터와 김시민호철도문화공원(옛진주역)진주대첩역사공원강주연못 연꽃선학산전망대남가람 별빛길초전공원대봉정경상남도수목원진양호일주도로금호지진치령터널영천강변 산책로진주 가좌산 둘레길평거동 습지원의곡사남악서원금산송백테마공원칠매재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문산성당진주청동기박물관석갑산 편백숲진주향교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남강음악분수대청곡사진주실크박물관용호정원평거동 남강둔치둔티산 해맞이공원진주 레일바이크놀이공원 진주시가 제시한 후보지 리스트를 보면 '시민의 선택권'은 없다.'행정이 제시해 놨으니 시민들은 선택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결론적으로 시민에게는 행정이 제시한 후보지를 선택하는 수동적인 기능만 부여되었을 뿐이다.더군다나 후보지들 대부분이 진주시가 추진한 관광사업이나 건축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진주대첩역사공원의 박석이 '진주의 역사적 공간에 보이지 않는 시장의 동상'을 세웠다라고 지적하고진주 8경 재정비가 '진주 곳곳에 시장의 업적이 보이지 않는 동상'처럼 세워지는 과정에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뼈아픈 지적이다. 진주시의 후보자 리스트를 풀어 보면 다음과 같다.신 진주 8경의 추천 대상에는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명소뿐 아니라 ‘공공에서 조성하고 운영하는 건축물’, ‘관광사업·축제·상품과 연계할 수 있는 명소’가 들어 있다. 이번에는 진주의 대표 경관을 찾는 질문에 공공시설의 운영 방식과 관광사업의 활용 조건이 슬그머니 들어간 것이다. 진주대첩역사공원의 박석에서는 무엇을 쓸지 정하는 공모 주제에 시정의 언어가 들어갔고, 신 진주 8경에서는 무엇을 추천할지 정하는 범위에 시정 사업이 들어갈 길이 열렸다. 진주대첩역사공원의 박석에 ‘보이지 않는 시장의 동상’이 세워졌다면진주 8경에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시장의 불망비’가 진주 곳곳에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두 경우 모두 시민 참여 이전에 행정이 선택의 틀을 설계했다는 점이 정작 문제이다. 그리고 소중한 진주의 역사공간에 진주시의 시정구호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는 사실은 천년 진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왜곡한 부끄럽고 한심한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신 진주 8경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진주 8경 제정비’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진주시는 진주시의 1차 예비조사에 이어 기존 8경과 합친 스무 곳을 대상으로 2차 설문을 하고, 자문을 거쳐 12월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열두 곳만 놓고 여덟 곳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결과도 확정되지 않았다.그렇다고 후보 구성을 검토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후보에는 최근 조성·운영되는 시설과 오래된 자연·역사 자원이 함께 있다. 모두를 조규일 시정의 작품이라고 부르면 부정확하다. 같은 평가 기준으로 대표성을 따지는 것이 핵심이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기존 ‘월아산 해돋이’와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산의 풍경을 평가하는가, 산에 만든 시설을 평가하는가. 철도문화공원은 철도도시 진주의 기억을 보여줄 수 있다. 그 기억이 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히 전달되는지 검증해야 한다. 강주연못 연꽃, 경상남도 수목원, 금호지는 자연·계절 경관으로 검토할 만하다. 오래된 장소라고 새 시설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이유는 없다. 소망진산 유등테마공원과 진주남강유등전시관은 한 후보로 묶였다. 야외 경관과 실내 전시시설의 가치는 구별해야 한다. 축제와 연결된다는 사실만으로 8경 자격이 생기지는 않는다. K-기업가정신센터와 지수 승산 부자마을도 마찬가지다. 마을의 역사와 교육시설의 기능을 각각 설명해야 한다. ‘기업가정신 수도’라는 정책 구호가 장소의 역사적 대표성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진주 남강’은 기존 의암·뒤벼리·새벼리와 중복되는 범위를 정리해야 한다. 물빛나루쉼터와 김시민호는 건축물과 관광상품을 한 후보로 묶었다. 배를 타고 감상하는 대상은 남강이다. 감상하는 수단에 독립된 8경 자리를 줄 이유가 필요하다. 선학산 전망대는 무엇을 바라보는지, 다른 전망과 무엇이 다른지 보여줘야 한다. 초전공원은 시민의 휴식처다. 그러나 좋은 생활공원과 진주의 대표 경관은 서로 다른 평가다. 진주대첩역사공원에는 더 엄격한 설명이 필요하다. 기존 진주성·촉석루와 바로 연결된다. 별도 8경으로 뽑을 독립적 가치는 무엇인가. 사업비와 준공 실적이 아니라 역사성와 경관으로 답해야 한다. 집계도 설명해야 한다. 자료에는 예비조사 참여 2,181건이라고 적혀 있다. 열두 후보의 추천수 합계는 1,561건이다. 월아산의 413건은 전체 참여 건수의 약 18.9%, 열두 후보 합계의 약 26.5%인데 표에는 33%로 표시돼 있다.별도의 분모나 복수응답, 제외 기준이 있을 수 있다. 이 차이만으로 조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모르는 비율을 시민의 뜻처럼 제시해서는 안 된다. 최종 결정권도 분명히 봐야 한다. 자료에는 자문을 거친 뒤 ‘시정조정위원회 심의’로 최종 선정한다고 적혀 있다. 행정은 추천서를 받는 접수 창구에 그치지 않는다. 후보와 명칭을 정리하고 최종 결정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공개해야 할 것은 결과 사진 여덟 장만이 아니다. 전체 추천 장소와 건수, 온라인·읍면동 조사 구분, 비율의 분모, 후보 제외·통합 이유를 밝혀야 한다. 설문과 자문의 반영 비중, 최종 심의 결과, 기존 8경의 유지·제외 이유도 공개해야 한다. 진주시는 진주 8경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용역사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1차 예비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했는지 진주시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물론 진주시의 진주 8경 재정비 과정에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었는지 이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책의 이름을 역사적 가치처럼 남기고 시민 참여로 그 결정을 정당화한다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 박석에는 행정의 언어가 돌에 남았다. 새 진주8경에는 행정의 사업명이 시민의 기억을 밀어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조규일 시정의 사업이 정말 뛰어나다면 같은 평가표 위에서 증명하면 된다. 천년 진주는 시장의 임기보다 길다. 진주 8경은 그 천년을 보여주는 창이어야 한다. 시장의 성적표를 끼워 넣는 액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시민에게 추천을 받았다면, 이제 행정이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바꿨는지까지 시민에게 내놓아야 한다.그 전에 진주 8경 재정비 사업은 지금 당장 멈추어야 한다. 진주시의회는 진주대첩역사공원의 박석이 준 교훈을 바탕으로 진주시의 ‘진주 8경’ 재정비 사업의 선정 기준과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그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진주의 대표 경관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주시의 관광사업과 건축물을 나열하는 수준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황경규/진주평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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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는 ‘대박’, 진주시는 ‘쪽박’ 통영과 진주, 두 도시 모두 남부내륙철도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런데 같은 철도를 앞에 두고 두 도시의 행정이 보여준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통영은 기회를 보자 뛰었다. 반대로 진주는 기회를 보고도 멈췄다. 그리고 지금 그 차이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진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행정,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통영은 대박이고 진주는 쪽박인 이유는 선명하다. 먼저 2022년의 일이다. 국토교통부가 거점육성형 투자선도지구를 공모했다. 통영은 KTX 통영역세권 개발계획을 만들어 뛰어들었고 결국 선정되면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그런데 진주시는 검토만 하다가 접었다. 진주시의회 오경훈 의원이 2023년 6월 8일 진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진주시 도시계획과장에게 이 문제를 직접 물었다. “진주시가 국토교통부 투자선도지구와 관련해 공문발송을 준비했다가 철회한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당시 진주시 담당 과장의 답변은 그야말로 해괴망측할 정도이다. “준비하다가 우리 시 취지하고는 조금 안 맞다. 그래서 다시 검토했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 사업은 어쩌면 진주의 미래를 바꿀만한 사안이었다. 사실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따내야할 국책사업인데도 진주시는 끝내 추진하지 않았다.그 이유가 ‘진주시 취지하고는 맞지 않다’는 행정의 판단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진주시 행정의 이러한 태도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진주시의 답변을 해석해 보면 ‘몰라서 못한 것도 아니고, 준비를 못한 것도 아니다.’알고 있었고 준비까지 하다가 갑자기 멈춘 것이다. 반면 통영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진주시와 완전히 달랐다. 목숨을 걸고 뛰었다.통영시는 남부내륙철도를 단순히 KTX역 하나 들어오는 사업으로 보지 않았다.“이 철도를 이용해서 도시의 미래를 한번 바꿔보자.”이렇게 접근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를 설득하고 경남도와 협력하고 LH와 국가철도공단까지 사업시행자로 끌어들였다.그 결과 약 30만㎡ 규모의 KTX 통영역세권과 배후도시 개발계획이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됐다. 통영시가 대박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당시 계획 기준 사업 규모가 6,565억원이다. 여기다 정부 맞춤형 컨설팅과 국비지원, 세제·부담금 감면, 건폐율·용적률 완화, 인허가 특례 등 73종의 지원과 특례를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통영시 측 분석으로는 생산유발효과 약 1조994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843억 원, 고용유발효과 7,401명도 예상됐다.물론 이것은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됐을 때의 예상치라고 보여진다.하지만 적어도 통영은 진주처럼 온갖 구실을 대면서 다가올 미래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았다.미래를 자기 손으로 끌어오기 위해 움직였다. 정말 단순하게 비교해 보면 통영과 진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통영은 움직였고,진주는 검토만 했다. 통영은 정부를 찾아갔고,진주는 또 검토했다. 통영은 LH와 국가철도공단을 사업에 참여시켰고진주는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결론만 내렸다. 통영은 결국 국가사업을 가져왔고진주는 준비하다 멈췄다. 이게 두 도시의 뼈아픈 차이이다. 진주시의 이러한 행정은 청년 입장에서는 꽤나 큰 문제로 다가온다.청년들에게 도시의 미래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앞으로 이 도시에서 먹고살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에 그렇다.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정부정책을 남보다 빨리 읽는 것.경남도를 설득하는 것.중앙정부를 찾아가는 것.필요하면 정치권까지 움직이는 것.그게 행정의 실력이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진주시의 점수는 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청년들은 이렇게 되묻는다. “진주의 미래가 걸린 일일수도 있는데 당시에 도대체 무엇이 진주와 안 맞았습니까?” 아마 진주시는 청년들의 물음에 꿀먹은 벙어리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다. 더 답답한 것은 이게 과거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6년 9월. 정부가 이번에는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관광성장지도를 그렸다.여기서도 두 도시의 차이가 보인다. 지난 2022년 투자선도지구 선정 당시 보다 오히려 이 부분이 더 뼈아프다.정부가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을 만들었다.김해공항 관광권은 부산-경주-울산-거제·통영을 중심으로 지방관광의 축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통영은 포함이 되었는데진주는 또 없다. 정부의 발표를 보면 이제는 아예 화가 난다.정부는 2027년 예산안 기준 국비 659억 원, 지방비 276억 원 등 935억 원을 투입해 입국에서 이동·체류·체험까지 연결하는 지역관광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의 설명을 보면 더 화가 난다.거제·통영을 먼저 중심축으로 만들고, 앞으로 진주·사천·남해·하동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보면 통영은 지금 핵심에 들어갔고, 진주는 앞으로 연결할 지역에 불과한 것이다.언제 확대될지 알수도 없다. 어쩌면 도시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대규모 사업이지만진주는 그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런 비교가 가능하다. 2022년에는 철도였다.통영은 국가정책에 올라탔고진주는 준비하다 멈췄다. 2026년에는 공항관광이다.통영은 또 국가정책의 핵심에 들어갔고진주는 또 핵심 동선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이쯤되면 진주시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진주시의 국가정책 대응 시스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겁니까?국가가 새로운 성장판을 만들 때 누가 정보를 수집합니까?누가 선제적으로 사업을 만듭니까?누가 경남도를 설득합니까?누가 중앙부처 문을 두드립니까?누가 정치권을 움직입니까?그리고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집니까? 진주시는 이러한 질문에 명백하게 답해야 한다. 기대가 1도 없지만 질문조차 하지 않으면 화를 풀일이 없다. 2022년 철도에서도 통영. 2026년 공항관광에서도 통영.국가가 새로운 성장판을 만들 때 통영은 계속 자기 도시의 이름을 집어넣고 있다. 반면 진주는 어떠한가?2022년에는 준비하다 멈췄고,2026년에는 정부가 새로 그린 핵심 관광동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물론 지방공항 관광권은 광역지방정부의 제안과 정부의 평가를 거쳐 선정됐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진주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하지만 결과는 분명하다..국가가 새로운 관광성장지도를 그렸는데 그 핵심에 진주가 없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그래서 시민 입장에서는 진주시의 국가정책 대응력을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단순히 관광사업 하나, 철도사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행정의 태도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물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지금 통영은 남부내륙철도를 도시의 성장판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역세권과 배후도시를 함께 개발하고, 국가의 각종 지원과 특례를 활용하고,이번에는 김해공항 관광권의 핵심거점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철도를 잡고, 관광을 연결하고, 하나의 기회를 다음 기회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진주는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질문해야 한다. 국가가 판을 새로 짤 때마다 뒤늦게 따라가는 도시,결정적인 순간에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 도시계획과 용역은 많은데 정작 큰 기회를 가져오는 힘은 보이지 않는 도시가 되고 있다.이것이 진주시민이 걱정하는 진주의 모습입니다. 도시가 뒤처지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결정적인 기회를 하나씩 놓치면서 시작된다. 한 번 놓치고,“다음에 잘하겠습니다.”또 놓치고,“장기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그렇게 5년, 10년 지나고 나면 다른 도시는 저만큼 앞서가 있다.그때 가서“진주시 행정이 왜 그렇게 늑장대응을 했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면진주시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진주시에 마지막 질문을 던져야 한다. “투자선도지구 서정 당시에 진주시는 왜 멈췄습니까?” 투자선도지구가 진주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그 판단의 근거를 시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행동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가 판단했는지,어떤 자료로 판단했는지,대안은 무엇이었는지,그리고 그 선택으로 진주가 무엇을 얻었는지.그것을 보여주면 된다. 그런데 설명하지 못한다면,그건 정말 진주시 행정의 뼈아픈 정책 판단이 되는 것이다. 조금 세게 질책한다면‘결과만 놓고보면 진주시 행정은 무능함의 극치이다’라고 해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 두 사례를 놓고 보면 진주시의 국가정책 대응능력을 심각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본다.왜냐하면 지방정부의 실력은 행사 몇 개 더 개최하는 데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국가가 큰 판을 짤 때,우리 도시를 그 판에 집어넣는 능력. 그게 실력이다. 통영은 철도가 들어오자 역세권 개발이라는 국가사업으로 연결했다.그리고 몇 년 뒤에는 지방공항 관광권의 핵심 연계도시에도 이름을 올렸다.하나의 기회를 다음 기회로 연결하고 있다. 근데 진주는 바로 이런 집요함이 보이지 않는다. 진주시는 지금도 시간을 할애해서 진주의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정작 미래를 바꿀 결정적인 순간에는 멈췄다. 근데 시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행정은“검토했습니다.”가 아니다. “가져왔습니다.”이다. “노력하겠습니다”가 아니라 “해냈습니다”이다. 부강한 진주, 행복한 시민을 외치는 진주시 행정은 철회되어야 한다는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시민들이 진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유는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다.기회가 오는데도 그 기회를 진주의 미래로 바꾸는 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2022년의 진주시의 선택이 정말 옳았다면 지금이라도 설명해야 한다.왜 멈췄는지 공개해야 한다.그리고 2026년 국가 관광성장지도에 왜 진주가 핵심으로 들어가지 못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한 번이면 실수일 수 있다.두 번이면 이제 시스템을 의심해야 한다.그리고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그때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진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행정 실패로 기록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제 진주시는“검토하겠습니다.”“추진하겠습니다.”“노력하겠습니다.”이런 말은 그만해야 한다. 진주시가 국가정책을 읽고,먼저 움직이고,정부를 설득하고,결국 사업을 가져올 수 있는 행정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5년 뒤, 10년 뒤 우리는 또 똑같은 질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통영은 저만큼 갔는데, 진주는 그때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통영과 진주의 뼈아픈 차이는 어쩌면 도시의 차이가 아니라행정의 절박함의 차이인지도 모른다. 기회가 왔을 때 뛰는 도시와, 기회가 왔는데 검토하다 멈추는 도시.그 차이가 쌓이면 결국 도시의 미래가 달라진다. 진주시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늘의 비판이 아니다. 5년 뒤나 10년 뒤 진주시민들이 “그때 그 기회를 왜 놓쳤나”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진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것은외부의 조건이 아니라기회를 기회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무능한 행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진주시의회와 경남도의회 역시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가지고이 문제에 대한 잘잘못을 명백히 가려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과거의 잘못에 대한 침묵은 잘못된 행위에 대한 암묵적 동의이자 공범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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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자의 목소리를 들려줘 MC스나이퍼의 노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라는 노래에는 대한민국의 노동현장과 전태일의 기억이 담겨 있다. 음악을 통해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는 노래에서 더 진화해 오늘날의 처참한 현실을 되돌아보고 있는지 깨우치게 만든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렬하게 외친다. ‘살아 있는 자의 목소리를 들려줘’ 살아 있는 자의 목소리는 무엇인가. 가사에 등장하는 ‘묵묵히 지켜 보는 벙어리’가 아니라 현실을 증언하는 목소리이다. 그래서 살아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는 것이고, 증언할 책임 또한 있다는 것이다. 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어떠한가. 말하고 비판할 자유가 있고 시민의 권리도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살아 있는 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MC스나이퍼는 전태일의 행동이 ‘늙은 지식인들도 해내지 못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핵심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실천의 무게’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늙은 지식인’은 누구일까? 단순히 나이 많은 학자로 직설적인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 이 늙은 지식인은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지만, 정작 현실을 바꾸는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지식인’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MC 스나이퍼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라는 노래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포학의 시대에 맞서 싸운 이들의 삶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들이 남긴 자유와 저항정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의 문제를 사회에 던진 것이다. 전태일이 몸으로 저항했다면, MC스나이퍼는 음악으로 저항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마지막 정점은 ‘이제는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판단할 차례’라고 말한다. 권력이 말한다고 움추려 들지 말고, 언론이 말한다고 믿지 말고 ‘네 눈으로 보고, 네 머리로 판단하고, 네 입으로 말하라.’고 말한다. 이것이 MC스나이퍼가 전태일에게서 이어받은 정신일 것이다. 주체·호의·평등의 진주정신을 가진 진주는 어떨까? 진주에는 말하고 싶어도 침묵하는 사람이 참 많다. 왜 말을 못할까? 괜히 말하면 누군가에게 찍힐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행정이 적이 된다는 믿는 사람이 많다. 정치인을 비판하면 정치적 반대자가 된다고 믿는다. 문화예술인이 지원정책을 비판하면 보조금과 지원사업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믿는다. 언론이 권력을 비판하면 관계가 틀어져 예산지원이 줄거나 끊긴다고 믿는다. 그래서 침묵한다. 결국 진주에는 할 말은 많은데, 말하는 사람은 없는, 진귀한 풍경이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지역사회에서 그 누구도 ‘이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라는 불편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더 무서운 것은 이것이다. 이렇게 진주가 침묵을 하게 되면 권력은 시민이 만족하는 줄 알고, 행정은 문제가 없는 줄 알고, 정치인은 시민들이 지지하는 줄 안다. 그런데 ‘어떤 잘못된 행위에 대한 침묵은, 잘못에 대한 암묵적 동의이자 공범이 된다’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침묵은 두려움을 해소하는 묘약이 되고, 침묵은 생존의 필살기가 되며, 침묵은 포기가 주는 편안함을 알게 만든다. 그리고 그 침묵은 쌓이고 쌓여서 마침내 진주라는 도시는 병이 들게 된다. 진주는 주체 호의 평등을 바탕으로 하는 진주정신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왔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천년역사의 정수가 담긴 진주정신이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진주정신의 핵심인 주체정신은 권력에 잘 보이는 것이 아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호의정신은 강한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약한 사람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이다.평등정신은 모두가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말할 자유는 있는데, 말할 용기가 부족한 곳이 진주이다.’라는 반성을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남명 조식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전태일은 노동현장에서 죽음으로 항거를 했다.MC스나이퍼는 예술인으로 말할 권리를 외쳤다. 그러나 진주는 침묵하고 있다. 진주에 살아있는 자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황경규/진주평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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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경제의 이상한 역설 진주시가 코리아 크레딧 뷰(KCB) 자료를 인용해 진주시의 연간 평균소득이 3,818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월 평균으로 따지면 318만원 수준이며,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3위에 해당된다. 경남 평균인 3,611만 원보다 높고, 전국 평균인 3,759만 원보다도 높다. 거기에 경남도 사회조사 결과 소득 만족도까지 경남 시 지역 1위라고 한다. 통계 수치로만 보면 진주는 엄청나게 잘 사는 도시임에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통계기관의 수치를 인용하는 것은 ‘홍보용’ 성격이 강하다. 공인된 통계기관에서 발표된 바 있는 시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통계를 ‘최대한 은폐’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주시가 인용한 통계기관의 성격과 특성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진주시가 인용한 자료는 코리아 크레딧 뷰(KCB)의 자료이다. KCB 자료는 개인신용과 금융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되는 추정 소득 통계이다. 따라서 국세청의 근로소득, 종합소득 신고액이나 가구소득 통계와는 산출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진주시민의 연간 평균 소득’이라는 표현은 부정확하고, ‘KCB 기준 추정 연간 평균소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 통계수치를 보는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진주시민 1명이 연간 벌어들이는 소득이 3,818만원이고, 월평균 318만원인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내 소득은 그 정도가 아닌데?”‘내 소득은 그 정도가 아닌데?’‘우리 집은 월 318만원도 못버는데?’‘진짜 진주시민 평균소득이 저렇게 높다고?’ 여기서 바로 평균의 함정이 발생한다. 평균의 함정이란 ‘평균값 하나가 데이터의 전체적인 분포나 치명적인 예외상황을 감춰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들면 평균 수심이 1m인 강을 건너던 키170cm인 사람이 익사했다. 강의 시작점은 20cm로 아주 얕고, 중간은 3m로 매우 깊다면 평균 수심은 1m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평균 수심이 1m니까 내 키보다 낮아서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뛰어들면 죽음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평균이 ‘극단적인 위험인 최대 수심3m’를 감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평균이라는 놈은 참 재미있다. 어떤 집의 가장은 연봉 2천만 원이고, 어떤 집의 가장은 2억 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이 두 집안의 가장의 수익을 평균 내놓고 “평균 수익이 1억 1천만 원이다.”라고 한다면 연봉 2천만 원 받는 사람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문하게 된다. “내가 1억 1천만 원을 언제 벌었지?”이처럼 평균은 전체 규모를 보는 데는 유용하지만 전형적인 시민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평균 소득이 높다고 해서 시민의 생활이 평균치 만큼 좋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진주시가 진심으로 진주시민의 경제현실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전체 진주시민들의 연평균 소득을 정확하게 가리키는 통계수치를 인용했어야 했다. 평균 하나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다음과 같은 지표도 함께 발표했어야 한다는 뜻이다.중도층 시민의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중위소득과 시민들과의 소득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소득 5분위별 분포, 연령별 소득, 근로자 평균 임금, 가구소득 등의 지표가 제시되었어야 했다. KCB라는 특정 통계기관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진주시민의 연평균 소득이 3,818만원이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34만 진주시민의 연 평균 소득이 3,818만원’인 것도 아니다. 평균의 함정을 이용한 전형적인 홍보 마케팅 이상으로 봐주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남도 사회도 조사에서 진주시가 소득 만족도 경남 3위라는 순위만으로 진주시민이 경제적으로 잘 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려서도 안된다. 이 수치가 인용된 것도 다 이유가 있다.KCB 자료 진주시민 연평균 소득 3위와 경남지역 소득 만족도 1위라는 진주시의 발표는 언뜻 보면 매우 좋은 그림을 만든다. ‘평균소득도 경남 상위권, 소득 만족도도 경남 시 지역 1위’라는 자료만으로 ‘진주시는 소득도 높고, 소득 만족도 최상위권인 살기좋은 진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생긴다. 바로 이 두 통계의 지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KCB 연간 평균 소득은 금융과 신용데이터를 활용한 추정 경제소득지표이고, 경남도 사회조사 소득만족도 조사는 시민에게 물어본 주관적 만족도이다. 즉 KCB는 ‘돈을 얼마나 번다고 추정’한 것이고, 경남도 사회만족도 조사는 ‘시민이 자기 소득에 얼마나 만족한다고 답했느냐’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자료를 섞어 놓고서는 ‘진주시는 소득도 높고 시민도 만족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소득 만족도는 단순히 소득액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득만족도는 절대소득이 아니라 생활비 주거비 부채 등을 함께 반영하는 주관적 지표이기 때문이다. 진주시 연평균소득이 3,818만원에 소득 만족도 경남 3위라는 발표만 놓고 보면 이렇게 생각이 들것이다. “우리 진주, 생각보다 괜찮은 동네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시민은 돈을 잘 버는데, 진주라는 도시는 왜 돈을 잘 못 벌까?’ 시민이 돈을 잘 벌면 도시도 돈을 잘 벌 것 같은데, 진주는 조금 묘하다. 이른바 연평균 소득이 3,818만원으로 시민 지갑 수준은 경남 3위인데, 도시의 생산성은 못미치는 것이다. 여기서 GRDP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이름부터 어렵지만 지역내총생산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진주라는 땅에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느냐”를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KCB가 묻는 것은 “진주에 사는 당신, 얼마 버십니까?”에 가깝고, GRDP가 묻는 것은 “진주라는 동네, 돈 얼마 만들어냈어?”에 가깝다. 이는 질문이 다른 것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진주의 GRDP에 관한 기사를 보면 진주의 지역내총생산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2021년 진주 1인당 GRDP는 2,525만원으로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남 평균인 3,408만원에 비해 74% 수준이며,함안군의 6,325만원의 43%, 인접한 사천시의 4,529만원의 59.7%에 불과했다. 2024년에는 진주의 1인당 GRDP는 약 2,631만원으로 전국 평균 4,948만원에 한참 모자르는 수치이다. 알기 쉽게 표현하면 KCB는 사람 지갑 검사이고 GRDP는 도시 지갑 검사이다. 결론을 내자면 진주는 사람 지갑은 괜찮은데, 도시 지갑이 영 시원찮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주 경제의 역설이다. 진주시민 평균 소득 3,818만 원. 어찌됐던 진주에 대한 희망적인 자료로 보인다. 그런데 이 통계수치를 단순히 ‘진주가 잘산다’라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즉, 이 숫자를 자랑으로만 볼 게 아니라 숙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민소득이 이 정도라면 이제 진주라는 도시의 생산력도 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진주에 필요한 것은 “진주시민 여러분, 우리 생각보다 잘삽니다!”라는 홍보가 아니라, “이제는 진주에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산업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정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진주의 청년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진주시 평균소득이 3,818만 원이라고 하는데 20대~30대 청년에게 “당신의 연봉은 얼마입니까?”에 이어 “진주에서 그 연봉 계속 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봐야 한다.만약 여기서 청년들의 답이 달라진다면 문제가 있다.현재 진주에 사는 사람들의 평균소득이 높다는 것과 진주의 미래세대가 진주에서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미래는 현재 주민의 평균소득만 가지고 판단하는 게 아니다. 다음 세대가 얼마를 벌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경남도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평균소득과 함께 중위소득, 소득 불평등 등을 별도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의 분석을 보면 진주경제의 미래는 어둡다.중위소득은 사실상 정체했고, 소득불평등 지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진주 경제가 참 재미있다. 사람은 괜찮은데 도시는 영 신통치 않다. 시민 지갑은 괜찮은데 도시 지갑은 좀 더 두꺼워져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진주의 경제정책은 “우리 시민들 잘삽니다.” 에서 끝날 게 아니라 “우리 도시가 돈을 벌게 만들겠습니다.”로 가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우리 자녀들이 다른 도시로 돈 벌러 떠나지 않아도 되게 하겠습니다.”라는데 까지 가야 한다. 진주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없는 도시는 이미 수명을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타령 하나. 어쩌면 진주는 사람은 적지 않은데 생산이 부족하고소비는 있는데 부가가치가 부족하고인재는 있는데 일자리가 부족한 ‘3부족 도시’는 아닐까?
황경규/진주평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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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일 진주시장 좌하 ‘관치 식민지 시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의 자치가 철저히 배제되고 일본인 총독과 관료들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 식민지 관치 체제’를 말합니다. 이 시기의 행정은 일본식 중앙집권적 관료제가 그대로 계승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자치제도는 허울뿐이었으며, 경제는 관치금융과 관치경제로 대표되며, 사회 통제를 위해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철저히 억압했습니다. 해방정국과 군사정권을 거쳐 민주주의가 정착된 작금에, ‘관료가 시